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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일주, 시간과 신념을 향한 경이로운 여정 - 초등 책 추천, 줄거리, 느낀점, 독후감

by cocoly_chae 2025. 6. 17.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는 신사적인 영국인 필리어스 포그가 세계를 80일 만에 여행하겠다는 도전 속에서 시간, 믿음, 인간관계의 본질을 마주하는 고전 명작입니다. 유쾌한 모험과 철학적 질문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현대인의 삶과 도전정신에 울림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흰 배경에 세로·가로·불어 제목이 조화된 디자인의 책표지
저자 쥘 베른, 번역 고정아, 출판 열린책들 쥘 베른의 고전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표지입니다. 미니멀한 디자인이 클래식한 이야기를 신선하게 보여줍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도서)


서론: 80일간의 세계일주, 시간과 신념을 향한 경이로운 여정

‘지금 떠나면 80일 안에 지구 한 바퀴를 돌 수 있을까?’ 지금의 관점에선 항공편과 인터넷 예약 시스템 덕분에 충분히 가능한 일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1872년, 증기선과 기차, 마차에 의존하던 시대엔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는 그런 시대적 배경에서 시작된 상상력의 산물입니다.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는 매우 규칙적인 삶을 살던 영국 신사로, 친구들과의 내기 하나로 전 세계를 80일 안에 여행하겠다는 모험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단순한 여행 이야기가 아닙니다. 시간에 대한 집착, 타인을 향한 신뢰, 문화의 다양성, 인간의 의지 등 깊이 있는 철학적 주제를 품고 독자를 세계 속으로 데려갑니다.


철두철미한 신사, 포그의 세계일주 선언

필리어스 포그는 런던의 리폼 클럽에서 매일 정확한 시간에 식사하고, 정해진 일정에 따라 하루를 보내는 철저한 시간주의자입니다. 어느 날, 클럽 회원들과 ‘지구를 80일 만에 돌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는 자신 있게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실제로 그것을 증명하기 위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이 장면은 포그의 인생 전체를 바꾸는 전환점이자, 독자에게 큰 호기심을 자아내는 설정입니다. 그는 일상과 안정성을 내려놓고, 단지 시간이라는 개념 하나를 믿고 전 세계를 향한 여정에 나서는 것이죠. 이는 단순한 모험이 아닌, ‘자기 신념을 증명하려는 도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여행의 동반자, 파스파르투와의 유쾌한 케미

포그의 하인으로 등장하는 파스파르투는 이 소설의 감정적 중심이자, 독자의 시선 역할을 합니다. 그는 처음에는 안정된 일자리를 기대하며 포그의 집에 들어오지만, 곧 주인의 무모한 여정에 따라 전 세계를 떠돌게 됩니다. 그의 놀라움, 당황스러움, 때론 실수는 독자에게 유쾌한 웃음을 주며, 포그와는 대조적인 캐릭터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파스파르투는 충직하고 기민한 조력자로 성장합니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진정한 신뢰 관계’란 서로 다른 성향 속에서도 공감과 배려를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게 됩니다. 포그와 파스파르투의 관계는 상사와 부하를 넘어, 인간 대 인간의 유대감으로 발전해갑니다.


세계는 넓고 다양하다, 문화 충돌과 이해의 여정

포그의 여정은 인도를 시작으로, 일본, 홍콩, 미국 등 다양한 문화를 거쳐갑니다. 당시 유럽 중심주의적 시선이 담겨 있긴 하지만, 쥘 베른은 이 소설을 통해 문화적 다양성과 충돌, 그리고 타문화에 대한 이해를 의도적으로 조명합니다. 특히 인도에서 만난 ‘아우다’ 부인을 구하는 장면은 여성 인권과 식민지 현실을 비판하는 맥락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포그는 단순히 시간을 맞추기 위해 움직이는 기계 같은 존재처럼 보이지만, 여행을 거듭할수록 타인의 아픔에 눈을 뜨고, 감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는 아우다를 구조하고, 동행하게 되며, 인간다움이라는 가치를 여행 속에서 되찾게 됩니다.


시간과 돈, 그 경계에서 발견한 것들

포그의 여행에는 ‘돈’이라는 요소가 끊임없이 따라붙습니다. 그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쓰고, 기차를 사들이거나 배를 통째로 빌리는 등 상상 초월의 재력을 보여줍니다. 이 모습은 한편으로는 ‘돈이면 뭐든 가능하다’는 현대 사회의 일면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동시에 ‘돈이 있어도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을 상기시키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야기의 말미에서, 포그는 여행을 성공했는지 여부보다 ‘그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에 더 큰 의미를 두게 됩니다. 특히 마지막 반전—날짜 계산 착오로 사실 하루가 더 남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장면은, 시간에 대한 상대성과 인간의 오만함을 날카롭게 풍자합니다.


결말, 모험이 남긴 진짜 선물

80일간의 세계일주는 단순히 도전의 성공 여부로만 읽힐 수 없습니다. 포그는 여행을 시작할 때만 해도 감정이 거의 없는 사람처럼 보였지만, 마지막에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 하인과의 유대, 자신의 감정까지 깨닫게 됩니다. 결국 그는 세상을 돈과 시간의 관점이 아닌, 인간 관계의 눈으로 바라보게 된 것입니다.
쥘 베른은 이 결말을 통해 ‘모험의 끝에서 진짜로 발견하는 것은 새로운 대륙이 아니라, 자기 자신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소설이 고전으로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결론: 모험을 꿈꾸는 이들에게 전하는 timeless 고전

『80일간의 세계일주』는 단순한 여행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고정된 일상을 벗어나, 시간이라는 가장 객관적인 틀을 붙잡고 시작된 인간의 내면 여행입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이 책은 다시금 묻습니다. “당신은 시간을 쫓고 있습니까, 아니면 시간을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까?”
쥘 베른의 이 작품은 아이들에게는 모험의 즐거움을, 어른들에게는 인생의 방향성과 본질을 되짚게 해주는 고전 중의 고전입니다. 오늘, 나만의 세계일주를 시작해보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은 가장 완벽한 첫 페이지가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