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우연히 『운의 알고리즘』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운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책이었는데, 읽으면서 문득 궁금해졌다. "그럼 내가 매일 아침마다 보는 타로카드 운세는 뭐지?"
사실 나는 타로카드를 그렇게 진지하게 믿는 편은 아니었다. 그냥 재미삼아, 하루를 시작하는 작은 의식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운의 알고리즘』을 읽고 나니, 정말로 비교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한 달 동안 실험을 해봤다. 매일 아침 타로카드로 운세를 보고, 동시에 책에서 제시하는 '과학적 운 만들기' 방법들도 실천해보기로 했다.
실험 설계: 어떻게 비교할 것인가?
처음에는 막막했다. 타로카드는 상징적이고 추상적인데, 『운의 알고리즘』은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니까. 어떻게 비교하지?
고민 끝에 이렇게 정했다:
타로카드 방식: 매일 아침 원카드 뽑기 → 해석 → 하루 종일 그 카드의 메시지를 염두에 두고 생활
과학적 방식: 책에서 제시한 방법들(네트워킹 늘리기, 새로운 경험하기, 긍정적 마인드셋 등) 실천
그리고 매일 저녁 간단하게 일기를 써서, 어떤 방식이 더 도움이 되었는지 기록하기로 했다.
1주차: 타로카드가 더 위로가 되더라
첫 주는 타로카드 쪽이 압승이었다.
월요일에 뽑은 카드가 '별(The Star)'이었는데,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였다. 그날 오후에 프로젝트 관련해서 안 좋은 소식을 들었는데, 아침에 본 카드 때문인지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거야"라는 마음으로 넘길 수 있었다.
반면 『운의 알고리즘』에서 제시한 방법들은... 솔직히 좀 부담스러웠다. "매일 새로운 사람 한 명과 대화하기", "평소와 다른 길로 출근하기" 이런 것들이 의외로 스트레스였다. 특히 내성적인 성격에는 새로운 사람과 대화하는 게 쉽지 않더라.
1주차 결론: 타로카드 승. 심리적 위로 효과가 확실했다.
2주차: 과학적 방법의 실질적 효과를 경험
2주차부터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화요일에 평소와 다른 카페에서 작업을 했는데(『운의 알고리즘』의 조언 중 하나), 거기서 우연히 대학 동기를 만났다. 그 친구를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날 타로카드는 '교황(The Hierophant)'이 나왔는데, "전통과 규칙을 따르라"는 메시지였다. 솔직히 별로 와닿지 않았다. 오히려 평소와 다른 선택을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거였으니까.
목요일에는 책에서 권한 '감사 일기 쓰기'를 실천했다. 하루에 좋았던 일 세 가지를 적는 거였는데, 생각보다 기분이 좋아지더라. 작은 일들도 다시 보게 되고, 하루가 더 의미있게 느껴졌다.
2주차 결론: 과학적 방법이 더 실용적이었다.
3주차: 두 방법의 장단점이 명확해지다
3주차쯤 되니까 두 방법의 차이가 확실히 보였다.
타로카드의 장점: 심리적 안정감, 하루의 방향성 제시, 내성적 성향에 부담 없음
타로카드의 단점: 구체적 행동 지침 부족, 때로는 억지로 맞춰 해석하게 됨
과학적 방법의 장점: 구체적이고 실용적, 실제로 새로운 기회 창출
과학적 방법의 단점: 실행하기 부담스러운 것들 많음, 즉각적인 위로 효과 부족
수요일에 재밌는 일이 있었다. 타로카드로는 '바보(The Fool)'가 나왔는데,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날은 『운의 알고리즘』에서 권한 '무작위성 받아들이기'도 실천하는 날이었다.
점심 메뉴를 동전 던지기로 정했더니 평소에 안 가던 식당에 가게 되었고, 거기서 정말 맛있는 음식을 발견했다. 두 방법이 우연히 비슷한 방향을 제시한 경우였다.
4주차: 나만의 결론에 도달하다
마지막 주에는 두 방법을 적절히 섞어서 사용해봤다.
타로카드로 하루의 "테마"를 정하고, 『운의 알고리즘』의 방법들 중에서 그 테마와 맞는 것을 선택해서 실행하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어 '검의 에이스'(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면, 브레인스토밍이나 새로운 경험하기를 실천하는 식으로.
이 방식이 의외로 효과적이었다. 타로카드의 상징적 메시지와 과학적 방법의 구체적 실행력이 잘 결합되는 느낌이었다.
한 달 실험 후 내린 결론
한 달간의 실험을 마치고 내린 결론은 이렇다:
타로카드는 '마음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복잡한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특히 스트레스가 많거나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이 된다.
『운의 알고리즘』 방식은 '실행의 도구' 역할을 한다. 막연한 "운이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꿔준다. 특히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데 확실히 효과가 있다.
둘 다 결국은 '관점'의 문제
실험을 하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발견은, 두 방법 모두 결국 '관점을 바꾸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이었다.
타로카드를 보면 하루를 다르게 바라보게 된다. 평범한 일상에서도 상징과 의미를 찾으려고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놓쳤을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
『운의 알고리즘』 방식도 마찬가지다. "운은 우연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관점으로 하루를 보면, 평소라면 지나쳤을 기회들이 눈에 들어온다.
결국 둘 다 '의식적으로 하루를 살아가기'를 도와주는 도구인 셈이다.
계속 사용할 것인가?
한 달 실험 후에도 계속 두 방법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다만 상황에 따라 비중을 달리하고 있다.
스트레스가 많거나 위로가 필요한 날: 타로카드 위주
새로운 도전이나 변화가 필요한 날: 『운의 알고리즘』 방식 위주
평범한 일상: 두 방법을 적절히 조합
가장 좋은 건, 예전보다 하루하루를 더 의식적으로 살게 되었다는 점이다. 무의식적으로 흘러가던 일상에 작은 의미와 방향성을 부여하게 되었다.
마지막 소감
이 실험을 통해 깨달은 건, "과학 vs 비과학"이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별로 의미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그 방법이 내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느냐 하는 점이었다.
타로카드든 과학적 방법이든, 결국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의식적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작은 실험들을 계속 해볼 생각이다. 삶을 더 흥미롭게 만드는 방법들을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