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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카드 초보가 일주일 매일 점쳐본 솔직한 후기

by cocoly_chae 2025. 8. 15.

'타로카드 초보가 일주일 매일 점쳐본 솔직한 후기'라는 제목이 쓰여 있다.
검정색 배경에 아래에는 타로카드 5장이 나열되어 있으며, 네 모서리에는 작은 원 안에 신비한 지구의 모습이 있다.
타로카드 초보가 일주일 매일 점쳐본 솔직한 후기

 

평소에 타로카드에 전혀 관심이 없던 내가 갑자기 타로 입문서를 샀다. 사실 처음에는 호기심 반, 재미 반이었다. 친구가 "요즘 타로 배우는 사람들 많더라"고 해서 "그래? 나도 한 번 해볼까?" 정도의 가벼운 마음이었다.

서점에서 초심자용 입문서 하나를 골라서 집에 왔는데, 막상 펼쳐보니 생각보다 복잡하더라. 78장의 카드, 각각의 의미, 스프레드 방법... "이걸 다 외워야 하나?" 싶어서 일단 책을 덮었다.

하지만 며칠 후 다시 펼쳐보니 "그냥 일주일 동안 매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완벽하게 익히겠다는 욕심보다는, 정말로 효과가 있는지 궁금해진 거였다.


1일차: 완전 초보의 첫 도전

첫날은 가장 간단한 '원카드 리딩'부터 시작했다. 카드 78장을 섞고, 질문을 생각하면서 한 장을 뽑는 것이었다.

질문: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내야 할까?"
뽑은 카드: 컵의 2

책을 찾아보니 "조화, 협력, 파트너십"을 의미한다고 했다. 솔직히 "음... 그렇구나?" 정도의 반응이었다. 너무 막연해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래도 일단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게 좋겠구나" 정도로 받아들이고 하루를 보냈다. 오후에 동료와 프로젝트 회의를 할 때 평소보다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눴는데, 의외로 좋은 아이디어들이 나왔다.

"우연의 일치겠지" 생각했지만, 조금은 신기했다.

2일차: 조금 더 구체적인 질문

둘째날은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을 해봤다.

질문: "오늘 업무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뽑은 카드: 검의 7

"속임수, 은밀함, 전략적 행동"을 의미한다고 했다. "뭔가 조심해야 한다는 뜻인가?" 싶어서 하루 종일 좀 더 신중하게 행동했다.

오후에 상사가 갑자기 프로젝트 방향을 바꾸자는 이야기를 꺼냈는데, 평소라면 바로 동의했을 텐데 이번에는 "한 번 더 검토해보시는 게 어떨까요?"라고 말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방향으로 갔으면 큰 문제가 있었을 거라는 걸 발견했다.

"이것도 우연일까?"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3일차: 해석의 어려움

셋째날은 좀 어려운 카드가 나왔다.

질문: "내 감정 상태는 어떤가?"
뽑은 카드: 달(The Moon)

책에서는 "환상, 불안, 숨겨진 진실"이라고 설명했는데, 솔직히 뭔 소린지 모르겠더라. 너무 추상적이었다.

하루 종일 "내가 뭔가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숨기고 있는 감정이 있나?" 이런 생각을 했는데,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졌다.

저녁에 일기를 쓰면서 "아, 타로카드도 해석 나름이구나" 싶었다. 카드 자체보다는 그 카드를 보고 내가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았다.

4일차: 스프레드 방법에 도전

넷째날은 좀 더 복잡한 방법에 도전해봤다. '과거-현재-미래' 3장 스프레드였다.

질문: "최근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과거: 펜타클의 5 (경제적 어려움, 불안)
현재: 지팡이의 에이스 (새로운 시작)
미래: 별(The Star) (희망, 치유)

이번에는 의외로 명확하게 와닿았다. 최근에 프리랜서로 전환하면서 경제적 불안감이 있었는데(과거), 지금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단계고(현재), 앞으로는 좋아질 거라는(미래)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카드 한 장보다는 여러 장을 연결해서 해석하니까 훨씬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5일차: 타인에 대한 질문

다섯째날은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해 물어봤다.

질문: "동생과의 관계에서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뽑은 카드: 여황제(The Empress)

"모성, 보살핌, 창조성"을 의미한다고 했다. 최근에 동생과 약간의 갈등이 있었는데, "좀 더 따뜻하게 대하라는 뜻인가?" 싶어서 그날 저녁 동생에게 먼저 연락했다.

평소라면 "먼저 사과하는 건 자존심이 상해" 생각했을 텐데, 카드 메시지를 핑계 삼아서 "언니가 좀 예민했나 봐, 미안해"라고 말할 수 있었다. 동생도 "언니도 힘들 때인 줄 알아" 하면서 금세 화해했다.

"타로카드가 핑계가 되어주는구나" 하는 묘한 깨달음이 있었다.

6일차: 구체적인 선택의 문제

여섯째날은 구체적인 선택 상황에서 타로를 활용해봤다.

질문: "이번 주말에 뭘 해야 할까? 집에서 쉴까, 친구들과 만날까?"

각각에 대해 한 장씩 뽑았다.

집에서 쉬기: 은둔자(The Hermit) - 내적 성찰, 휴식
친구들과 만나기: 컵의 3 - 축하, 우정, 즐거움

둘 다 긍정적인 의미였지만, 최근에 너무 바빠서 지쳐있던 상태라 은둔자 카드 쪽으로 기울었다. 결국 집에서 조용히 쉬기로 했는데, 정말로 필요한 휴식이었다는 걸 나중에 깨달았다.

평소라면 "친구들이 실망할까 봐" 무리해서라도 나갔을 텐데, 타로카드가 "괜찮다"고 승인해주는 느낌이어서 마음 편히 쉴 수 있었다.

7일차: 일주일 총정리

마지막 날에는 이번 주 전체에 대해서 물어봤다.

질문: "이번 한 주간의 타로카드 경험이 나에게 준 의미는?"
뽑은 카드: 바보(The Fool)

"새로운 시작, 순수함, 모험"을 의미한다고 했다. 완벽한 마무리 카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로카드 자체가 나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순수한 호기심으로 시작했으니까.


일주일 후 내가 느낀 변화들

7일간의 경험을 정리해보니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첫째, 하루를 더 의식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매일 아침 카드를 뽑으면서 "오늘은 어떤 하루가 될까?" 생각하게 되었다. 평소라면 그냥 무의식적으로 시작했을 하루에 작은 의도와 방향성이 생겼다.

둘째, 내 감정과 상황을 객관화할 수 있게 되었다. 카드의 상징을 통해 내 상황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었다. 특히 감정적으로 혼란스러울 때 도움이 되었다.

셋째, 선택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다. 타로카드가 "허락"이나 "승인"을 해주는 느낌이어서, 평소라면 망설였을 선택들을 더 과감하게 할 수 있었다.

넷째, 일상에서 상징과 의미를 찾게 되었다. 평범한 일들도 "이게 카드 메시지와 관련이 있나?" 생각하면서 더 주의 깊게 관찰하게 되었다.


타로카드는 정말 '맞는' 걸까?

일주일 경험 후 내린 결론은, "맞다/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타로카드 자체가 미래를 예언하는 건 아니지만, 내 무의식적인 직감이나 생각들을 표면으로 끌어올리는 도구 역할을 한다는 느낌이었다. 카드를 보면서 "아, 나는 사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심리적 지지대 역할을 해준다는 점이 유용했다. "내 선택이 맞을까?" 하는 불안감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할 것인가?

7일 실험 후에도 가끔씩 타로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매일은 아니지만,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거나 마음이 복잡할 때 활용한다.

다만 맹신하지는 않는다. 카드 메시지가 내 판단과 상식에 어긋날 때는 당연히 내 판단을 따른다. 타로카드는 참고 사항 중 하나일 뿐, 최종 결정은 항상 내가 내리는 것이다.

가장 좋은 점은 나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카드를 뽑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내 감정과 생각들을 돌아보게 된다.

결국 타로카드든 다른 도구든, 자기 자신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 같다. 일주일간의 작은 실험이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걸 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