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문득 이런 상상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이 주인공이 지금 시대에 살았다면 인스타그램에 뭘 올렸을까?" 저는 최근 고전 소설을 다시 읽으면서 이런 엉뚱한(?) 상상에 빠져들었어요. 그리고 깨달았죠. 소설 속 인물들의 성격과 상황을 SNS 관점에서 바라보면, 그들을 훨씬 더 생생하고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걸 말이에요.
▎햄릿 왕자의 인스타그램 스토리
셰익스피어의 햄릿이 현재를 산다면 아마도 인스타그램 중독자가 되었을 것 같아요. 특히 스토리 기능을 애용했을 거예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두 달도 안 됐는데 엄마가 벌써... #혼란 #가족문제 #답답"
"오늘도 클라우디우스 삼촌이 왕처럼 행동하시네... 진짜 왕은 누구인가 🤔 #의문 #복잡한심경"
"유령을 봤다... 아무도 안 믿어줄 거야 👻 #누구도모를이야기 #혼자만의비밀"
햄릿의 SNS는 아마 철학적인 글들과 의미심장한 흑백사진들로 가득했을 거예요. 그리고 팔로워들은 "또 우울한 글 올리네"라며 걱정 댓글을 달았을 것 같고요. 무엇보다 그 유명한 "To be or not to be" 고민도 아마 긴 텍스트 포스팅으로 올렸을 것 같아요.
▎오필리아의 뷰티 인플루언서 계정
같은 작품의 오필리아라면 어땠을까요? 아마 감성적인 뷰티 인플루언서였을 것 같아요.
"오늘의 룩 💐 햄릿 오빠가 좋아하는 자연스러운 메이크업 #자연미 #순수함 #꽃미모"
"아버지께서 햄릿 오빠 만나지 말라고... 마음이 너무 복잡해요 😢 #사랑과의무사이 #딸레마"
하지만 상황이 악화되면서 그녀의 피드는 점점 어두워졌을 거예요. 마지막 포스팅은 아마 강가의 꽃들 사진과 함께 의미심장한 시 한 구절이었을 것 같고요.
▎엘리자베스 베넷의 러닝 인증샷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엘리자베스 베넷이라면? 분명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 계정을 운영했을 거예요.
"오늘도 아침 산책 완료! ☀️ 책 읽으며 걷기가 최고야 #독서산책 #건강한라이프 #자연속에서"
"또 엄마가 결혼 얘기... 사랑 없는 결혼은 절대 안 해! 💪 #독립적인여성 #나만의가치관"
"다아시 씨가 오만하다고? 첫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배웠어요 🤔 #편견버리기 #성장일기"
그녀의 계정은 아마 책 리뷰, 자연 사진, 그리고 당당한 여성으로서의 생각들로 가득했을 거예요. 팔로워들은 그녀의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에 큰 영감을 받았을 것 같고요.
▎개츠비의 럭셔리 라이프 과시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제이 개츠비라면? 당연히 극도로 화려한 럭셔리 계정이었겠죠.
"Tonight's party setup ✨ #개츠비파티 #럭셔리라이프 #웨스트에그"
"New car, who dis? 🏎️ #롤스로이스 #신차인증 #성공한남자"
하지만 그의 모든 포스팅 뒤에는 데이지를 향한 애절한 마음이 숨어있었을 거예요. 아마도 데이지가 올린 사소한 일상 사진에도 몰래 좋아요를 누르고, 그녀의 집이 보이는 부두에서 찍은 사진을 자주 올렸을 것 같아요. "초록 불빛이 아름다운 밤 🟢 #야경 #롱아일랜드"
▎로미오의 연애 인증샷 남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라면? 전형적인 "연애 인증러"였을 것 같아요.
"줄리엣과의 첫 만남 ❤️ 한눈에 반했어... #운명적사랑 #발레에서만난그녀"
"가족들이 반대하지만 사랑이 전부야! #로미오앤줄리엣 #금지된사랑 #진짜사랑"
"오늘 밤 비밀 결혼식... 🤫💒 #시크릿웨딩 #사랑의힘 #가족보다사랑"
아마 하루에도 몇 번씩 줄리엣과의 사진을 올리고, 과도한 애정표현으로 팔로워들을 질리게 만들었을 거예요. 그리고 마지막 포스팅은... 생각하기도 슬프네요.
▎호밀밭의 파수꾼 홀든의 일상 토로
샐린저의 홀든 콜필드는 어땠을까요? 아마 가장 솔직하고 날것의 계정을 운영했을 거예요.
"학교에서 또 퇴학당했어... 어른들은 다 가짜야 😤 #진짜가싫어 #어른들의거짓말"
"뉴욕 혼자 돌아다니는 중... 모든 게 다 가짜 같아 #혼자서도괜찮아 #진정성을찾아서"
"작은 애들이 호밀밭에서 놀다가 떨어질까봐 걱정돼... 누군가는 잡아줘야 하잖아 #호밀밭의파수꾼 #순수함을지키고싶어"
홀든의 SNS는 아마 날카로운 사회 비판과 순수에 대한 갈망이 뒤섞인 독특한 공간이었을 거예요. 댓글로는 "너무 부정적이다"라는 비판과 "공감된다"는 응원이 공존했을 것 같고요.
▎셜록 홈즈의 추리 과정 실시간 중계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라면? 분명 트위터를 애용했을 거예요. 실시간으로 추리 과정을 중계하면서요.
"베이커가 221B에서 새로운 사건 접수. 의뢰인의 좌측 신발에 붉은 진흙이... #사건해결 #관찰의힘"
"왓슨, 내 트윗 보고 있나? 범인은 왼손잡이 남성, 키 170cm, 담배를 피우는... #추리중 #단서정리"
"사건 해결! 예상대로 범인은... (자세한 건 블로그 포스팅 참조) #또해결 #논리의승리"
홈즈의 SNS는 아마 추리 과정의 실시간 중계방송 같았을 거예요. 그리고 왓슨은 매번 "놀랍다!"라는 댓글을 달았겠죠.
▎SNS로 다시 읽는 문학의 재미
이렇게 소설 주인공들을 현대적 시각으로 상상해보니, 그들이 훨씬 더 친근하고 현실적으로 느껴지네요. SNS라는 렌즈를 통해 바라보니 각 인물의 성격과 고민이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 같아요.
햄릿의 우울함, 엘리자베스의 당당함, 개츠비의 허영심, 로미오의 열정, 홀든의 순수함, 홀즈의 논리성... 이 모든 것들이 SNS라는 현대적 도구를 통해 새롭게 해석될 때, 수백 년 전 작품들이 갑자기 우리 시대의 이야기처럼 생생하게 다가오거든요.
▎문학과 현실을 잇는 상상력
물론 이런 상상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문학 작품 속 인물들이 현재를 산다면 어떨지 상상해보는 것은, 그들의 감정과 상황을 우리 현실과 연결해서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거든요.
특히 고전 문학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현대적 해석이 작품에 대한 친근감을 높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 햄릿도 결국 우리와 같은 고민을 했구나", "엘리자베스의 독립적인 생각은 지금 봐도 멋지다"는 식으로 말이죠.
마무리: 당신만의 문학적 상상력
여러분도 한번 시도해보세요. 최근에 읽은 소설의 주인공이 SNS를 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보는 거예요. 아마 그 과정에서 그 인물에 대해, 그리고 작품에 대해 새로운 걸 발견하게 될 거예요.
문학은 고루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언제나 우리 삶과 연결되어 있는 생생한 이야기들이니까요. SNS라는 현대적 도구를 통해 고전 속 인물들과 친구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분명 재미있는 발견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