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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드라마화된 원작 소설 5선, 어떤 책부터 읽을까?

by cocoly_chae 2025. 8. 6.

제목 : 넷플릭스에서 드라마화된 원작 소설 5선, 어떤 책부터 읽을까?
노트북에 넷플릭스가 열려 있는 이미지

 

요즘 넷플릭스에서 드라마 정주행하는 게 일상이 되었는데, 문득 "이런 좋은 스토리가 원작이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난 6개월 동안 넷플릭스에서 본 드라마들의 원작 소설들을 하나씩 찾아 읽어봤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드라마가 더 재밌을 것 같은데 굳이?"라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읽어보니... 아, 이래서 사람들이 "원작을 읽어봐야 한다"고 하는구나 싶었다.


1. 『브리저튼』 - 줄리아 퀸

드라마를 먼저 봤을 때는 그냥 화려한 궁중 로맨스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원작 소설 『브리저튼』 시리즈를 읽어보니...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다.

드라마에서는 비주얼과 의상에 압도되어서 놓쳤던 캐릭터들의 내면 심리가 책에서는 훨씬 더 섬세하게 그려진다. 특히 다프네와 사이먼의 관계에서 오해와 갈등이 생기는 과정이 원작에서는 더 납득이 갔다.

처음에는 "로맨스 소설이라서 뻔할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19세기 영국 사회의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현실적인 제약들이 생각보다 디테일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놀랐다.

추천도: ★★★★☆
드라마 팬이라면 1권부터 차근차근 읽어볼 만하다. 다만 시리즈가 8권이나 되니까 각오는 하고 시작하자.


2. 『13가지 이유』 - 제이 애셔

이 책은... 정말 힘들게 읽었다. 드라마도 무거웠지만, 원작은 더 직접적이고 날것 같은 느낌이었다.

드라마에서는 여러 시즌에 걸쳐 확장된 스토리였는데, 원작은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다. 한나 베이커의 목소리로 진행되는 테이프 이야기가 책에서는 더 집중적이고 강렬하게 다가왔다.

솔직히 중간에 몇 번 책을 덮고 싶었다. 특히 한나가 겪는 학교 폭력과 소외감을 묘사하는 부분들이... 드라마로 볼 때보다 더 생생하게 느껴져서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끝까지 읽고 나니, 작가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드라마보다 더 선명하게 와닿았다.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가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추천도: ★★★★☆
무거운 주제지만 꼭 읽어볼 가치가 있다. 다만 감정적으로 준비하고 읽어야 할 책.


3. 『위처』 시리즈 - 안제이 사프콥스키

게임으로도 유명한 위처를 드라마로 봤을 때는 "판타지 액션물 정도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원작 소설을 읽어보니... 이게 이렇게 철학적이고 깊이 있는 이야기였다니.

드라마에서는 게롤트의 액션과 예쁜 배우들에 눈이 갔는데, 원작에서는 괴물 사냥꾼 게롤트가 겪는 도덕적 딜레마들이 훨씬 더 복잡하게 그려진다.

특히 "괴물과 인간, 누가 진짜 괴물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부분들에서 몇 번이나 읽기를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폴란드 작가가 쓴 소설이라서 번역서로 읽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체가 매력적이었다.

다만 처음 읽을 때는 시간 순서가 좀 헷갈렸다. 드라마에서는 타임라인을 재구성해서 보여줬는데, 원작은 단편들이 엮인 구조라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추천도: ★★★★★
판타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추천. 시리즈가 길지만 읽을수록 빠져든다.


4.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 파이퍼 커먼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회고록이라서 더 충격적이었다. 드라마에서는 코미디적 요소들이 많이 가미되어 있었는데, 원작은 훨씬 더 현실적이고 때로는 절망적이다.

파이퍼 커먼이 실제로 경험한 여성 교도소 생활이 드라마보다 훨씬 더 디테일하게 묘사되어 있다. 특히 교도소 시스템의 문제점들과 수감자들 간의 복잡한 관계들이 원작에서는 더 날카롭게 비판된다.

드라마를 볼 때는 "이런 일이 실제로 있을까?" 싶었던 부분들이, 책에서는 "아, 이게 진짜 일어난 일이구나"라는 걸 알고 읽으니까 더 무겁게 다가왔다.

하지만 그만큼 미국 교도소 시스템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 문제에 대한 고발서 같은 느낌이었다.

추천도: ★★★☆☆
사회 문제에 관심 있다면 읽어볼 만하지만, 가볍게 읽기에는 좀 무거운 책.


5. 『루시퍼』 - 닐 게이먼 (샌드맨 시리즈)

사실 이건 좀 복잡한 케이스다. 넷플릭스 드라마 『루시퍼』는 DC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는데, 그 코믹스가 또 닐 게이먼의 『샌드맨』 시리즈에서 파생된 캐릭터다.

드라마는 현대적인 수사물로 각색되었는데, 원작인 『샌드맨』을 읽어보니 완전히 다른 세계관이었다. 드라마의 루시퍼는 매력적인 악마 탐정이지만, 원작의 루시퍼는 훨씬 더 철학적이고 복잡한 존재다.

처음에는 그래픽 노블 형태라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읽다 보니 닐 게이먼 특유의 몽환적이고 깊이 있는 스토리텔링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특히 꿈과 현실, 신화와 현대가 뒤섞인 세계관이 정말 독특했다. 드라마와는 완전히 다른 장르지만, 그래서 더 흥미로웠다.

추천도: ★★★★☆
그래픽 노블에 거부감 없다면 강력 추천. 다만 드라마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어야 한다.


결론: 어떤 책부터 읽을까?

6개월 동안 이 책들을 읽어보면서 느낀 건, 각각 다른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가볍게 시작하고 싶다면: 『브리저튼』
깊이 있는 판타지를 원한다면: 『위처』 시리즈
사회 문제에 관심 있다면: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독특한 경험을 원한다면: 『샌드맨』 시리즈

개인적으로는 『위처』부터 읽어보길 추천한다. 드라마도 재밌지만, 원작의 깊이와 철학적 사고를 경험해볼 수 있어서 가장 만족도가 높았다.

요즘은 또 다른 넷플릭스 드라마들의 원작을 찾아보고 있다. 『킹덤』의 원작 웹툰도 읽어봐야겠고, 『기묘한 이야기』처럼 오리지널 작품이 아닌 것들도 영감을 받은 원작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혹시 나처럼 드라마에서 원작으로 넘어가는 걸 고민하고 있다면, 일단 한 권부터 시도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생각보다 훨씬 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