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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멸종』– 디지털 시대의 감각 상실과 인간성 회복을 묻다

by cocoly_chae 2025. 7. 8.

크리스틴 로젠(Kristin Rosen)의 『경험의 멸종(Extinction of Experience)』은 자연, 감각, 일상의 경험이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지를 통찰력 있게 조명한 책입니다. 현대인이 잃어버린 감각과 경험을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 제안과 철학적 성찰을 통해 '삶다운 삶'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푸른 그러데이션 배경에 서정적인 서체로 쓰인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성에 관한 책 표지
『경험의 멸종(The Extinction of Experience)』은 기술이 인간의 감각적 경험을 대체하는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잃고 있는지를 탐구하는 인문학적 통찰서입니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일상을 지배하는 시대, 인간다움의 본질을 묻는 질문을 던지며, 2025년 주목받는 화제작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도서)


서론: 『경험의 멸종』은 왜 지금 읽어야 할까?

팬데믹 이후 우리는 온라인 세계로 더욱 깊이 침투했습니다. ZOOM 회의, SNS, OTT 스트리밍 등 디지털 기기로 쌓인 시간은 늘어났지만, 정작 ‘직접 본 것, 직접 느낀 것’은 줄었습니다. 『경험의 멸종』은 이러한 현대인의 현실에 강한 경고를 보냅니다. 크리스틴 로젠은 우리가 자연을 직접 체험하지 못하면 감각이 어떻게 무뎌지고, 궁극적으로 어떤 존재를 잃게 되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1. 경험의 멸종이란 무엇인가

책에서 로젠은 ‘경험의 멸종’이란 단순히 자연 종이나 문화의 멸종이 아니라, “자연·예술·공간·감정” 등 모든 것에 대한 직접적인 체험이 소멸되는 현상을 뜻한다고 정의합니다. 이 멸종이 진행되면, 우리는 자연의 소리, 촉감, 냄새, 관계의 깊이 등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모든 경험을 함께 잃게 됩니다.


2. 디지털 경험의 편리함과 시급한 대가

온라인 강의로 지식을 습득하고, SNS로 감정을 주고받고, VR로 공간을 체험합니다. 크리스틴 로젠은 디지털 경험의 편리함을 인정하지만, 핵심은 “편리함 뒤엔 생생한 경험이 남지 않는다”는 경고입니다. 시골 길의 흙냄새, 비오는 날의 차분한 기분, 누군가 손을 잡던 그 느낌—이런 디테일이 사라지면 ‘인간답게 사는 법’도 함께 사라집니다.


3. 감각 마비에서 감정 둔화까지

저자는 감각이 반복적으로 무뎌지면, 그 위에 감정도 함께 녹슬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숲의 소리 하나에도 감동하지 못하고, 타인의 슬픔에도 공감이 약해지는 상황은 실제로 빈번히 나타나는 현대인의 생생한 경험입니다. 이는 공감능력 저하, 관계 피로, 우울감 등 심리 사회적 문제와도 직결됩니다.


4. 기억을 되살리는 다섯 가지 제안

이 책이 희망적인 이유는 ‘회복 가능한 문제’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실용적으로 제시합니다:

  • 매일 단 10분간의 자연 관찰을 루틴화하기.
  • 음식, 계절, 날씨를 촉각·후각적으로 기록하는 습관.
  •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 예약—정해진 시간만 기기 사용.
  • 현장 예술 관람·원본 감상에 집중하기.
  • 세대 간 경험 공유— 조부모의 이야기, 전통 활동 기억을 듣고 체험.

5. 공동체 회복과 구조적 제언

로젠은 개인의 감각 회복을 넘어 공동체와 교육 시스템 차원의 전환을 강조합니다. 학교 교육에 경험 기반 학습 강화, 지역 사회에서의 자연 프로젝트, 예술 감상의 교육적 보편화—이 모든 것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장기적 생존 전략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6. 한국 정서에 비춘 『경험의 멸종』

한국의 빠른 도시화와 초디지털화는 책의 메시지를 더욱 절실하게 만듭니다. 아이들이 공원이나 농촌에서 뛰놀 기회 감소, 성인은 스마트폰·SNS에 종속되며 ‘피곤함을 느끼는 수준’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경험의 멸종』은 단순한 책이 아니라 삶을 되돌릴 수 있는 ‘매뉴얼’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디지털 시대의 감각 회복을 위한 첫 걸음

『경험의 멸종』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보여줌과 동시에, 되살릴 수 있는 방법도 자세히 제시합니다. 어떤 철학서보다도 현실적이면서, 어떤 자기계발서보다도 치밀한 이 책은 “디지털 시대에도 우리는 여전히 감각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합니다. 우리의 삶, 단절된 감각, 잊힌 감정들에 다시 손을 내밀고 싶은 이들에게, 『경험의 멸종』은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입니다.